가을날의 하늘은 맑았다 by freax

밤이 깊어 새벽이 오려는 중에 30분 정도 되는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물론 얇아진 지갑탓이기도 했지만 머릿속이 복잡한 요즘 무작정 걷고 싶었다.

걷던중 10년전 여자친구와 같이 걸었던 길을 만났다.
어렸던 나이에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그 길이 이제는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만 만드는 일들을 해결하기 위한 순례의 길이 되어버렸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며 하늘을 올려다 봤다. 가을 하늘은 새벽이 깊었음에도 맑았다.
안경을 쓰지 않아 뿌옇게 보이긴 했지만 높은 하늘에 밝은 달이 보였고 언제 보았는지도 까마득한 별들이 그 곳에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과 함께 떠난 강원도 여행에서 보았던 그 별들이 거기에 있었다.
나는 나이를 먹고 머릿속은 복잡해졌지만 그 별들은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나는 변했지만 별들은 변하지 않았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내 인생의 기간에 한해서) 그러할 것이다.
그 별들이 나이를 먹고 변한 나를 비춰주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나도 앞으로도 그저 나의 길을 갈 것이다. 그 별들이 나를 비춰주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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