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4. 중간점검 by freax

1.
열몇군데의 회사에 서류를 집어넣고 주구장창 기다리기만 하는 날이 계속 되고 있다.
운좋게 대기업의 메일을 받긴 했지만 막상 또 면접을 본다고 생각하니까 이거 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2.
술. 한창동안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 시간도 없을 뿐더러 마실 사람도 없어서 오랫동안이나 입에 대지 않았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졸작의 압박 때문에 이번 주(오늘로 끝나는) 내내 몇번이나 정신줄을 놓을 정도로 술을 마시게 됐다.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그냥 정신줄을 놓고 싶어서였을까.

희미한 정신은 나이트에 들어가 나이도 이름도 알지 못하는 여자의 키스를 받고 확실하게 맑아졌다.
그 여자의 옷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있는 나를 알아차렸을 때는 너무 늦었다.
나는 시간, 돈, 사랑을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에게 쏟아붇고 있었다.

일어섰다. 아무런 얘기없이 먼저 계산을 하고 나왔다. 핸드폰이 울린다. 두 번.
한번은 어디 갔냐고 묻는 친구들, 한번은 내손이 옷속으로 들어갔던 그 여자.

택시를 타고 일부러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내렸다.
집까지 심장이 터질 정도로 미친듯이 뛰었다. 차가 드문 도로를 가로지르고 오르막길을 미친듯이 내달렸다.
그러다 다리에 힘이풀려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드러 누었다. 담배 하나를 물고 생각했다.

'내일은, 좀 더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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